電子ブロック (전자블록) ST/EX/FX

2025년 1월에 난데없이 과학상자의 판매가 종료된다는 소식이 들려왔었다. 지금이야 온갖 훌륭한 도구가 많은 상황이라 그까짓 제품 하나가 판매 종료되는 것이 뭐 그리 대수냐 싶을 수도 있지만, 7~80년대에 국민학교와 초등학교를 거쳐왔던 세대 중에서도 이공과 계열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과학상자를 만져보거나 소유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과학상자보다 전기와 전자쪽으로 더 관심이 있었다면 만능킷트라는 제품도 접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만능킷트가 바로 이 글을 시작으로 이야기할 電子ブロック (전자블록)의 EX 시리즈, 그 중에서도 스테디셀러인 EX-150 모델1을 복제한 제품이다.

電子ブロック EX-150
電子ブロック EX-150

전자블록 시리즈는 놀랍게도 필자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인 1963년에 당시 경찰 교통과에 근무하고 있던 노지리 타카시(野尻孝)씨가 1963년에 전자블록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고, 이를 기반으로 1964년 9월에 설립한 전자블록기기제조주식회사(電子ブロック機器製造株式会社)가 제조한 전기전자회로 기반의 블록 완구 시스템으로 이미 반세기를 뛰어넘는 62년이라는 역사를 가진 제품이다. 그 중에서 우리가 지금도 접근하기 그나마 용이한 EX 시리즈 역시 1976년에 발매되었으니 50살이 된 셈이다. 참고로 이 제품은 완구에 해당한다는 점을 기억해 두자.

ST/EX/FX 시리즈를 중심으로 간략하게 정리한 역사는 다음과 같다.

  • 1963년, 전자블록 특허 출원
  • 1964년, 전자블록기기제조주식회사 설립
  • 1965년, 전자블록 특허 획득
  • 1965년, DR (Deluxe Radio) 시리즈 발매
  • 1968년, SR (Standard Radio) 시리즈 발매
  • 1971년, ST (Silicon Transistor) 시리즈 발매
  • 1972년, 일본 과학기술청장관상 수상
  • 1973년 1월, 마이킷을 발매하고 있던 라이벌 갓켄(学研)과 업무 제휴 후 갓켄전자블록 시리즈로 개정
  • 1973년, 전자블록 ST-125, ST-155 발매
  • 1976년, 전자블록 EX (Experiment) 시리즈 발매
  • 1979년, 전자블록 EX-181 발매2
  • 1981년, 전자블록 FX (Future Experiment) 시리즈 발매
  • 1986년, 전자블록 시리즈 생산 종료
  • 1995년, 어른의 과학(大人の科学) 시리즈 전개
  • 1997년, 버추얼 전자블록(バーチャル電子ブロック) 발매
  • 1998년 11월, ST-100 기능 재현 모델 발매 (700대 한정)
  • 2001년 가을, 전자블록 EX-150 복각판 기획 시작
  • 2002년 2월, 전자블록 EX-150 복각판 예약 판매 시작3
  • 2002년 4월 하순, 전자블록 EX-150 복각판 발매4
  • 2003년 6월 30일, 확장 키트 광실험 60, 전자블록 210 디럭스 에디션5 발매
  • 2008년 11월 4일, 전자블록 EX-150 복각신장판6 발매
  • 2009년 6월, 어른의 과학 vol. 24 4비트 마이컴 GMC-4 발매
  • 2011년 11월 30일, 어른의 과학 vol. 32 전자블록 mini 발매
  • 2015년, 전자블록 50주년
  • 2026년, 전자블록 EX 시리즈 50주년

전설의 시작

일본에서는 1960년대부터 전자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교육 과정에 전기 및 전자 부품을 이용한 공작 수업이 포함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의 정점에 서 있었던 것이 1979년에 출시된 소니의 WALKMAN임은 말할 것도 없다.

당시에는 브래드 보드(Bread Board)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이전이라 회로를 구성하려면 엉성한 기판에 직접 납땜을 해야 했는데, 인두기를 비롯한 공구도 지금과 달리 매우 단순했고 당시의 어린 학생들이 납땜을 하다가 화상을 입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또한 전자 부품의 품질도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에 열심히 작업해도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않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라디오 제작 키트
라디오 제작 키트

한국에서는 10년 정도 후인 1980년대 후반부터 기술 수업 시간을 통해 간단한 AM 라디오 조립이나 앞에서 언급했던 과학상자를 이용한 공작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고, 일본에서 일찌기 경험했던 문제들을 그대로 고스란히 답습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했던 전자블록 시리즈는 번거롭고 위험한 납땜 없이도 부품을 조합해 여러 가지 회로를 구성해 볼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단순한 완구 제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중학생 이상부터 다루도록 권장하고 있지만 사실 초등학생도 충분히 다룰 만큼 간편한 구성을 가지고 있었기에 초등학생이 다루는 경우도 많았다. 필자도 그랬었고.

電子ブロック EX-150
電子ブロック EX-150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것은 전자블록 EX 시리즈의 카피 제품이었지만, 사실 EX에서 사용되고 있는 스켈레톤 블록 (Skeleton Block, スケルトンブロック) 시스템을 처음 적용한 것은 ST 시리즈였다. ST 시리즈는 갓켄(学研)이 아닌 전자블록기기제조주식회사에서 제조 및 판매를 시작했으며, 이후 갓켄과의 제휴를 통해 인지도를 넓히기 시작해 이후 EX 시리즈의 발판이 된다.

電子ブロック ST-45
電子ブロック ST-45

전자블록의 특징

전자블록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납땜과 같은 어렵거나 위험한 작업 없이도 레고처럼 블록을 끼우기만 하면 다양한 회로를 구성하고 실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성 가능한 회로에는 단순히 전구에 불을 켜는 수준의 단순한 것들도 있지만 광학 센서, IC 앰프, 미터기를 이용한 중급 수준의 회로도 존재한다.

전자블록 시스템은 시리즈에 따라 블록의 연결 방식이 계속 변해왔지만, 그 중에서도 1973년에 발매된 ST 시리즈부터 1976년의 EX 시리즈, 1983년의 FX 시리즈까지는 동일한 스켈레톤 블록 폼 팩터(Form Factor)를 공유하고 있다.

각 시리즈의 제품 목록은 다음과 같다.

전자블록 ST 시리즈

  • ST-25
  • ST-45
  • ST-100
  • ST-125
  • ST-155

전자블록 EX 시리즈

  • EX-15
  • EX-30
  • EX-60
  • EX-100
  • EX-120
  • EX-150
  • EX-181

전자블록 FX 시리즈

  • FX 멜로디 & 워치
  • FX-마이컴 R-165

전자블록 EX-150 복각판 시리즈

  • 어른의 과학 7 – EX-150 복각판
  • 어른의 과학 7 – EX-150 복각신장판
  • 어른의 과학 7A – EX-150 복각판 확장키트 광실험60
  • 어른의 과학 매거진 vol.32 – 전자블록 미니

4비트 마이컴 (FX-마이컴 복각) GMC-4

  • 어른의 과학 매거진 vol.24 – 4비트 마이컴 GMC-4

그런데 동일한 시리즈의 제품이라도 구성에 따라 포함되어 있는 블록과 구성품이 다르기에 제작할 수 있는 회로의 종류도 달라지며 당시에는 별도로 판매되는 업그레이드 키트를 통해 상위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 ST 시리즈와 EX 시리즈의 업그레이드 흐름은 다음과 같다.

  • ST-25 + TR3 앰프 유닛 → ST-45 + K 파츠 → ST-100 + M 파츠 → ST-125 + L 파츠 → ST-155
  • EX-15 + EX-A → EX-30 + EX-B → EX-60 + EX-C → EX-100 + EX-D → EX-120 + EX-E → EX-150 + 신디사이저 → EX-181

이와 같은 상위 제품으로의 업그레이드 키트 외에도 EX 시리즈에서는 EX-FM 파츠를 별도로 구매하여 FM 라디오와 무선 마이크 회로를 구성할 수 있었고, FX 시리즈에서는 FX-마이컴 R-165를 가지고 있다면 FX 멜로디&워치 파트를 구입하여 양쪽의 회로를 모두 구성할 수 있었다. 물론 반대로 FX 멜로디&워치를 가지고 있다면 FX-마이컴 R-165 파츠를 구입하여 조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FX-メロディ&ウオッチパーツ
FX-メロディ&ウオッチパーツ

단순하게 전자 부품 가격을 생각하면 10만원이 넘는 가격이 납득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작은 부품을 납땜하거나 일일이 눈이 빠지도록 찾아서 브래드 보드에 너저분하게 끼워넣는 것이 아니라 깔끔하게 수납 가능한 형태로 언제나 재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 더해 작금(昨今)의 레고를 비롯한 블록 제품의 가격을 생각해 보면 납득이 가기도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느끼는 실제적인 장점은 확실하게 동작하는 회로도가 회로집이라는 형태로 수 백 종류 이상 존재한다는 점이다. 부품을 수 백 개 가지고 있더라도 회로를 직접 설계하거나 남이 작성한 회로도를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설령 회로도를 구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실제 부품을 사용해 배치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전자블록을 사용하면 이러한 번거로움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다.

전자블록 배치도
전자블록 배치도

전자블록 프로젝트

갑자기 예전의 만능킷트에 대한 추억이 떠오르면서 전자블록을 구하려 애썼던 것이 2012년이니 벌써 14년 전의 일이다. 다행히도 당시 구했던 제품들은 여전히 신품에 가까운 상태이고 가끔 꺼내 실험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다른 글에서 이야기하겠지만, 부품 배치도를 JSON을 통해 구성하고 이를 PNG 형태의 최종 형태로 구성해 주는 전자블록 프로젝트도 진행 중에 있다. 조만간 그 결과를 선보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생성된 부품 배치도
생성된 부품 배치도

마치며

한국에서 만능키트 관련 글을 찾아보면 댓글의 절반은 ‘우와 이거 오랜만이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이게 뭐야?’라는 반응이다. 물론 한국에서는 이게 트렌드이거나 붐이 일어난 제품은 아니었기에 필자를 포함한 극소수 경험자만의 뇌리에만 남아 있는 추억일 것이다. 반대로 본가인 일본에서는 복각판만 계산해도 최소 15만대 이상이 판매된 인기 제품이니 관점의 차이가 느껴진다. 특히 5~6년 전에 누구나 코딩을 배워야 취직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공과 계열은 찬밥 신세였던 한국이니 더 말해 무엇하랴.

또한 여러분이 30대나 그 보다 더 어린 세대라면 이런 구닥다리 아날로그 제품보다는 PC를 이용한 게임이 더 익숙할 것이다. 필자도 고등학교 때 부터는 게임 콘솔을 이용해 게임을 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손이 불편하다 보니 빠른 반응 속도를 필요로 하는 게임은 엄두도 내지 못했고 주로 즐긴 게임은 파이널 판타지드래곤 퀘스트 같은 정적인 일본식 롤플레잉 게임이다 보니 해당 장르가 크게 쇠퇴한 지금은 게임에는 그리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덕분에 비싼 GPU에도 관심이 없으니 좋은 건가? AI 관련 개발은 어차피 워크스테이션이나 클라우드로 돌리고 있으니 별개로 치고 말이지.

어쨌든 게임이건 아날로그 전자 부품이건 간에 어렸을 때부터 즐기던 것들을 어른이 된 지금도 즐길 수 있는 마음이 더 소중하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1. 물론 1979년에 EX-181 모델이 발매되기는 했지만, 신디사이저를 이용하는 회로가 추가된 제품이었다. ↩︎
  2. 신디사이저와 추가 부품이 포함된 판본. ↩︎
  3. EX-181은 신디사이저의 IC 복각이 불가능해 진행되지 않음. ↩︎
  4. 가이드북인 ‘갓켄 전자블록의 비밀(学研電子ブロックのひみつ)’ 동봉 세트는 15만대 이상 판매. ↩︎
  5. 전자블록 EX-150 복각판 + 확장 키트 광실험 60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은 판본. ↩︎
  6. 매뉴얼을 새로 정비하고 회로를 재구성하여 패키지를 일신(一新)한 판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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