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전자블록기기제조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오시카 미사시 (大鹿正志) 씨가 어른의과학 매거진 (大人の科学マガジン) Vol.24에 기고한 ‘FX-마이컴 개발 비화 (FX-マイコン開発秘話)’ 라는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전자블록 FX 시리즈가 어떤 시대의 흐름을 타고 태어났는지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글입니다.

学研電子ブロック FX-マイコン R-165
学研電子ブロック FX-マイコン R-165

글 / 전자블록기기제조회사 오시카 마사시 (電子ブロック機器製造株式会社 大鹿正志)

이번 부록의 기반이 된 ‘전자블록 FX-마이컴’은 약 30년 전 나고야의 전자블록기기제조회사와 갓켄이 공동 개발한 제품입니다. 당시 개발을 담당했던 오시카 마사시씨에게 개발 비화를 들어보았습니다.

전자블록에 마이컴?

1980년 (쇼와 55년) 3월 갓켄 담당자와 함께 EX 시리즈의 뒤를 이을 신제품 개발 회의가 열렸습니다. 저는 당시 입사한 지 2년 정도에 불과한 신입이었습니다. 최첨단 기술을 도입하고 싶다는 갓켄으로부터의 요망에 의해 컴퓨터 제어 신디사이저, 주니어 (어린이용) 마이크로 컴퓨터 (이후 마이컴), 멜로디, 시계 기능 같은 아이디어를 검토했는데, 그와 동시에 기본적인 라디오 회로도 제외할 수 없었습니다. 시제품을 끊임없이 만들고 검토하면서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것은 신디사이저입니다. 최종적으로 주니어 마이컴, 멜로디, 시계 기능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EX 시리즈는 잠정적으로 병행 판매하기로 결정된 것이 1981년 (쇼와 56년) 2월의 일이었습니다.

당시는 마이컴이라고 하더라도 8비트 원보드 마이컴 시대였습니다. 컴퓨터 게임도 TV에 연결하여 즐기는 블록깨기나 테니스 게임 정도로, 그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아이들이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것을 전제로 한 제품이 받아들여질지 불안했지만,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기대감이 더 컸던 것이 생각납니다. 완구로 상품화하는데 있어서는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지만, 당시 가전제품에도 조금씩 컴퓨터 제어가 도입되기 시작해 단일 LSI (Large-Scale Integration) 칩만으로도 동작하는 소형 원칩 형태의 마이컴을 저렴한 가격에 입수할 수 있게 된 점도 개발에 탄력을 붙였습니다. 검토 과정에서 게임만 포함하자는 안도 있었습니다만 교육용 완구인 전자블록에는 스스로 작성하고 즐기는 프로그램 요소를 제외할 수는 없었습니다…….

개발은 차근차근 쌓아가는 작업의 연속

개발은 아이들이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구조를 어느 수준까지 간단하게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저 자신은 아직 신입이었기에 게임 중심으로 담당했었습니다. 당시의 개발 환경은 지금처럼 개인용 컴퓨터가 있았던 것도 아닙니다. 종이에 플로 차트 (Flowchart) 를 그리고 그것을 컴퓨터 명령어 (니모닉, mnemonic) 로 바꾸고, 그것을 명령 코드 표에 따라 숫자 형태의 기계어로 변환해 프로그램을 주소마다 하나씩 손으로 입력해 가는 작업 방식입니다. 프로그램을 수정할 때에는 수정이 필요 없는 부분도 주소가 밀리게 되면 분기 대상의 주소도 함께 변경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프로그램 용량과 내장 메모리도 매우 적었기 때문에 프로그램 크기를 절약하기 위해 몇 번이고 재배치하다 보니 FX-마이컴으로서 완성되었을 때는 몇 바이트의 여유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TMS1100이라는 4비트 마이컴은 복사나 프로그램의 해석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로 무작위 주소 순으로 진행되는 사양이었기에 전용 개발 도구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프로그램은 분담할 수 있다고 해도 동작 확인은 그 한 대에서밖에 할 수 없습니다. 수정과 확인 작업도 ㅈ;금 생각해 보면 정신이 아득해 지는 것 같은 작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발매일이 확정되고 전용 IC의 마스크 프로그램 발주를 위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Texas Instruments) 오사카 영업소까지 프로그램 ROM을 들고 갔던 때의 일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실수가 있으면 발매 일정을 맞출 수 없다’, ‘막대한 비용도 발생한다’, ‘신입에게 왜 이런 중요한 역할을?’ … 러는 생각에 지금 생각해도 식은땀이 납니다. 1981년 (쇼와 56년) 10월의 일이었습니다.

아쉬웠던 것

사실 마지막까지 가장 고민했던 것은 음정이었습니다. FX-마이컴은 음악을 조금이라도 해 보신 분이라면 곧바로 ‘약간 음치 아냐?’ 라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FX-마이컴의 도레미 음 부분은 제가 담당했었지만 이 마이컴 칩에서는 프로그램의 루프 (loop, 반복) 회수에 따라 음의 파형을 만드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동작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아무리 해도 음계에 맞는 주파수를 만들어 낼 수 없었습니다. 이번 부록의 마이컴에서는 신디사이저용 마이컴이 사용되어 음계도 딱 맞습니다. 이제야 어깨의 짐을 내려 놓은 기분이 듭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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