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이전 글에 이어 1990년 이후 전개된 전자블록의 역사 흐름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 글은 전자블록연구박물관(電子ブロック研究博物館)의 관장이신 YUKIKAZE님의 ‘전자블록이란(電子ブロックとは)‘ 이라는 글을 기반으로 그 동안 모았던 사료들을 통해 알게 된 사실들을 추가한 것입니다. 글의 내용 특성 상 평어체로 작성되어 있는 점 양해 바랍니다.

Mokaと電子ブロック
Mokaと電子ブロック

전자블록이 시장에서 사라진 이후에도 갓켄에는 남은 재고와 보수용 부품에 관한 문의 같은 것들이 계속 이어졌다고 한다.

성인을 위한 실험 시리즈인 ‘어른의 과학(大人の科学)’을 출시한 1995년 무렵부터 어른의 과학 공식 사이트에는 전자블록의 복각을 바라는 요청이 다수 접수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수면 아래에서는 전자블록의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1997년에 멀티미디어 프로듀서인 하야시 토시오씨가 전자블록기기제조주식회사에 버추얼 전자블록(バーチャル電子ブロック)의 기획을 제안하였다. 회사에서도 개발에 협력하게 되었고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전자블록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하였다.

1998년 11월에 홈페이지 개설 기념으로 한정 수량 판매된 것이 ST-100 기능재현모델(ST-100機能再現モデル)이다.

ST-100機能再現モデル
ST-100機能再現モデル

20년전의 금형이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에 원래의 형태 그대로 복각하는 것은 어려웠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실습용 모델의 블록을 유용하여 ST-100의 실험 내용을 재현한 것으로 엄밀히 말하면 복각판은 아니다.

새로 열린 공식 홈페이지에서 ST-100 기능재현모델의 예약 접수를 시작하자 예상 외로 순식간에 상정했던 수량을 초과해 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급히 추가 생산을 결정했지만 그 정도로는 그 기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였다. 오랜만의 완구 모델 판매라는 점에서 잠재적인 수요가 폭발해 버린 것이다. 그러나 기념 모델이라는 이유로 채산성을 고려하지 않은 소량 생산이었기 때문에 750대 가량 이루어진 판매 이후의 공급은 어려운 상태였다. 다행히도 이 제품의 예약 접수와 동시에 이미 사용자들의 요구에 응하기 위한 새로운 완구 모델의 기획이 진행 중이었다.

새로운 완구 모델의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던 2000년 9월에는 개발이 지연되고 있던 버추얼 전자블록이 출시되었다.

バーチャル電子ブロック
バーチャル電子ブロック

2000년 11월 새로운 완구 모델인 NT-55가 발매되었다. 55개의 회로를 구성할 수 있는 제품이었고, 2002년 8월에 추가된 확장 세트인 UP-23을 사용하면 78개의 회로를 구성할 수 있었다. 실습 모델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가격이 17,200엔1으로 다소 높은 편이었지만 꾸준한 수요가 있었으며, 개인 대상의 제품 판매가 중단된 시점인 2017년까지 꾸준히 판매되었다.

電子ブロック NT-55
電子ブロック NT-55

이처럼 전자블록 재개의 기운은 점점 높아져 갔다.

이러한 기세에 힘입어 2001년 가을에는 갓켄에서 마침내 어른의 과학 시리즈로서 EX-150를 복각하는 기획이 확정되었다. 그러나 25년 이전의 제품을 그대로 복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으로 변해 있었다. 금형은 새로 만든다고 해도 같은 규격의 전자 부품 소자를 수급할 수 없었기에 사태는 심각했다. 대체품을 사용해 보니 예전 회로 중 일부는 동작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저항을 변경하는 등 회로의 수정은 불가피했다. 그에 따라 150개의 실험을 하나씩 확인하고 수정하는 작업이 연말까지 계속되었다.

이듬해인 2002년 2월, 드디어 EX-150 복각판의 예약이 시작되자마자 엄청난 수의 주문이 몰려들게 된다. 4월 발매 예정이었던 초회 생산분 1만대는 순식간에 완판되었고 5월 이후의 추가 생산분에도 차례차례 주문이 들어올 정도의 인기를 보였다.

学研電子ブロックEX-150復刻版
学研電子ブロックEX-150復刻版

2002년 4월 하순, EX-150 복각판이 드디어 발매되었고, 호평 속에 날개 돋힌 듯이 판매되었다. 그 후 가이드북인 ‘갓켄전자블록의 비밀’을 동봉한 신장판 패키지도 발매되어 판매량이 15만 대를 넘는 히트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EX-150에 이어 EX-181의 복각을 바라는 목소리도 다수 접수되었지만 신시사이저 IC인 SN76477N을 수급하고 코드를 복각하는 것이 어려웠기에 단념하고 대신 새로운 확장 키트를 기획하는 것으로 선회하였다.

1년 반 후인 2003년 7월에 확장 키트인 광실험 60이 발매되었다. EX-150 복각판과 조합하여 LED와 광섬유를 이용한 빛 관련 실험을 60개나 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電子ブロック拡張キット光実験60
電子ブロック拡張キット光実験60

이외에도 EX-150 복각판과 광실험 60을 함께 묶은 Deluxe Pack 210도 발매되었다.

DELUXEパック210
DELUXEパック210

2009년 6월에는 어른의 과학 매거진 Vol.24의 부록으로 4비트 마이컴인 GMC-4가 출시되었다. 이것은 FX-마이컴 R-165의 마이컴 블록과 명령 호환성을 가진 기능재현모델이다.

GMC-4
GMC-4

2010년 12월에는 ‘갓켄전자블록 for iPhone (学研電子ブロック for iPhone)’이 출시되었고, 이듬해 2011년 3월에는 ‘갓켄전자블록 for iPad (学研電子ブロック for iPad)’가 잇달아 출시되는 등 시뮬레이터도 점차 충실해져 갔다.

2011년 11월에는 독자의 열렬한 요청에 따라 어른의 과학 매거진 Vol.32의 부록으로 전자블록 mini(電子ブロックmini)가 출시되었다. 잡지 부록이라고는 하지만 IC 앰프를 탑재하여 50개의 회로 실험이 가능한 뛰어난 제품이다. mini를 여러 대 조합하거나 EX-150 복각판의 블록을 이용하여 실험의 폭을 더욱 넓힐 수도 있었다. 또한 4,000엔 가량으로 서점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전자블록 사용자층의 저변을 넓히게 되었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電子ブロックmini
電子ブロックmini

그리고 전자블록은 2015년에 50주년을 맞이하였고, 2026년에는 EX 시리즈가 5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개인적인 의견을 담은 뱀다리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을 토로해 보자면, 전자블록기기제조주식회사가 1990년대 이후로 택한 사업 방향은 창업자였던 노지리씨의 철학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노지리씨는 전자블록의 정체성을 아이들을 위한 완구로 보았지만, 전자블록기기제조주식회사는 전기전자회로를 학습하기 위한 도구로 보았습니다.

이러한 관점의 차이로 인해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었던 전자블록 ST/EX/FX 시리즈에 비해 매우 무거운 무게와 부피, 완구가 아니라고 외치는 실험 내용 등을 보면 완구 제품으로서 판매된 NT-55와 UP-23도 결국 학습 도구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결과가 대중이 바라고 있던 것과 얼마나 괴리가 있었는지는 전자블록기기제조주식회사가 준비했던 ST-100 기능재현모델과 NT-55와 UP-23, 그리고 갓켄이 준비했던 EX-150 복각판의 대중의 관심과 흐응을 비교해 보면 단 번에 알 수 있습니다. ST-100 기능재현모델이 한정판이었기에 750개 정도만 팔린 것은 차치하더라도 EX-150 복각판이 15만 대 이상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NT-55에 대한 대중적 반향2은 매우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갓켄은 1976년 발매 당시보다도 훨씬 낮은 가격에 판매하기 위한 노력을 했던 것과 달리 전자블록기기제조주식회사는 자신이 판매자이자 생산자이기도 했기 때문에 가격을 더 낮추는 것이 어려웠다는 점도 생각해 볼 만합니다.

이러한 흐름으로 인해 대중의 머리 속에서는 전자블록을 탄생시킨 전자블록기기제조주식회사보다도 부흥기를 이끌었던 갓켄이 먼저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YouTube에서 전자블록으로 검색했을 때 EX-150 복각판, 전자블록 Mini, 광실험 60에 대한 영상은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지만 NT-55에 대한 영상은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게 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NT-55가 좋지 않은 제품이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 수는 적지만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NT-55를 즐겁게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도 분명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 제품을 전자블록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사라지는 것은 또 아닙니다. 물론 전자블록을 처음 만든 곳에서 전자블록이라고 외치고 있으니 그렇다고 말해 주고 싶지만, 결국 브랜딩은 대중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교육 기관에서 전자회로를 실습하기 위한 도구에 가깝다 보니 그 쪽으로 포커싱을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참고 자료

이 글을 작성하기 위해 참고한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電子ブロック研究博物館 – 電子ブロックとは/YUKIKAZE
  • 『日曜研究家 vol.9』扶桑社(1997年8月30日発行)
  • 『子供の大科学「あの頃」遊んだふしぎ玩具、教材』串間努著/光文社文庫(1997年10月20日発行)
  • 70年代から現在までお変遷を語る『電子工作物語』工学社(2002年7月10日発行)
  • 『学研電子ブロックのひみつ』学習研究社(2002年12月4日発行)
  • 『大人の科学マガジンVol.03』学習研究社(2004年1月10日発行)
  • 『大人の科学マガジンVol.32』学習研究社(2011年12月10日発行)
  • 『昭和40年男 2013年4月号』クレタパブリッシング(2013年3月11日発行)
  1. 2012년부터 판매된 NT-55 + UP-23 세트의 가격은 26,000엔이었습니다. ↩︎
  2. 판매량이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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