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axy Ring 구매 여정

소문으로만 떠돌던 새로운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 (Wearable Device) 인 Galaxy Ring (갤럭시 링) 을 7월 13일에 삼성닷컴에서 사전 예약을 통해 구매했습니다. 이 글은 그 날 이후 2주일 동안 있었던 구매 여정 기록입니다.

이번에 구매한 웨어러블 기기는 두 종류인데, 그 중 하나는 이 글의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갤럭시 링 티타늄 블랙 (SM-Q502) 버전이고, 다른 하나는 갤럭시 워치 울트라 티타늄 화이트 (SM-L705) 버전입니다.

갤럭시 링은 반지 형태인 관계로 사이즈의 조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온라인인 삼성닷컴에서 구매할 경우 Galaxy Ring Sizing Kit (갤럭시 링 사이즈 키트) 를 먼저 받아보고 사이즈를 확인한 후 결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저 역시 사이즈 키트를 주문 사흘 뒤인 16일에 받아볼 수 있었는데, 선택 가능한 사이즈는 5부터 13의 9가지가 있었습니다. 사이즈가 다양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남성인 경우 아무리 가늘어도 11 이상이기 때문에 선택이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 광고에서 보여주는 손가락인 검지에 착용할 경우 13 사이즈여야 여유를 느끼는 수준이어서, 결국 약지에 맞는 사이즈인 12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삼성닷컴에서 사이즈 확정을 하려고 하니 확정 버튼이 보이질 않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기에 고객센터에 문의해도 제대로 해결이 안 됩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배송 현황이 배송 완료가 되어야 확정 버튼이 활성화됩니다. 그런데, 제 경우에는 배송 현황 조차 제대로 표시되지 않는 문제까지 있었는데, 주문/배송 조회 첫 화면에서는 운송장 번호 정보가 꼬이는지 배송 정보가 없다고 나오지만, 주문 상세 화면에 들어가면 배송 정보가 나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른 온라인 커머스 사이트처럼 배송 정보가 꼬이는 경우를 대비하여 사용자가 직접 수령 확인을 하거나 또는 배송 완료라고 되어 있더라도 실제 고객이 수령하지 못한 경우 미수령 확인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고려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어렵게 사이즈를 확정하고 나서 설명서를 보니 최소 24시간 이상 착용해 보고 사이즈를 결정하라는 문구가 있더군요. 며칠씩 착용하게 되는 반지형 웨어러블 기기이다 보니 손가락이 약간 붓거나 하는 경우도 고려한 사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설명서를 읽기 전에 사이즈를 확정해 버려서 변경이 불가능했지만, 여유가 있는 사이즈를 선택해서 다행이었습니다. 여러분은 꼭 24시간 이상 착용 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드디어 받아보다!

그리고 배송 예정일이 다가 오면서 Galaxy Buds 3와 3 Pro의 Q/C(Quality Control, 품질 관리) 이슈가 발생했지만, 다행히도 배송 예정일인 24일 오전에 갤럭시 링을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일단 착용부터 해 보고 싶었지만, 일단 배터리가 70% 정도만 충전된 상태였기에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정확한 배터리의 충전 상태는 링이 충전 케이스에 장착된 상태에서 케이스를 열고 중앙에 위치한 멀티 버튼 (Multi Button) 을 누르면 링 주변을 감싸듯이 잔량을 보여주는데 그 모습이 꽤 멋있습니다. 충전은 유선 충전, 무선 충전, 배터리 공유를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꽤 편리합니다. 대신 충전을 위해 케이스가 항상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장시간 이동 시에는 충전 케이스를 항상 함께 가지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 착용해 보는데 묘하게 불편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원래 반지를 착용하지 않던 사람이어서 그런 것인가 싶었는데, 다음 날이 되어도 계속 살짝 전기적인 불편함이 있어서 안쪽을 봤더니 내부가 살짝 찍힌 듯 벗겨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발견한 날이 토요일이어서 일단 사진을 찍고 삼성닷컴에 교환 신청을 하기로 했습니다.

Galaxy Ring 구매 여정 그리고 더 먼 교환 여정

먼저 삼성닷컴에 교환 신청을 하려하니 교환 사유를 선택하면 제대로 선택이 되지 않고 반품으로 처리가 되어 버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1:1 문의에 마감 불량으로 판단되어서 교환하려고 하는데 반품으로 처리가 되었다라고 문의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신청이 토요일이었기에 주말은 꼬박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1:1 문의는 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요일 오후가 되자 반품으로 처리가 되어서 결제도 환불 처리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반납 후 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반납이 직접 택배를 보내거나 하는 방식이 아니라 언제 올지 모르는 배송 기사가 와서 회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빨리 처리해 버리고 싶었습니다.

고객 센터와의 무한 궤도

월요일 아침 9시가 되자마자 삼성닷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역시 뭔가 주말에 이슈가 많았는지 연결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두 어 번만에 연결이 되었고, 상황 설명을 했습니다. 교환을 받고 싶은데, 사정 상 빨리 받고 싶다고 이야기하니 서비스센터에 자재가 있으면 가서 불량 판정을 받은 후에 바로 교환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서비스센터에 자재가 있는지 여부는 어떻게 확인하냐고 하니, 자신들은 그걸 확인해 줄 수가 없고, 직접 방문할 서비스센터에 문의를 하라고 합니다. 일단 그렇게 첫 번째 통화는 정리가 되었고, 이제 서비스센터와 통화를 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서비스센터에 연락을 취할 때는 일단 대표번호로 연락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일단 대표번호로 상담원을 마주합니다. 서비스센터와 연락할 때는 삼성닷컴 고객센터와는 상대로 안 될 정도의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 대략 25분 만에 상담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상담원과의 통화를 기다리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앞의 상황을 통화할 때마다 처음부터 다 설명해야 한다는 것어었습니다.

지리한 상황 설명을 마치고, 제가 원하는 서비스센터의 연락처를 물어보니 알 수가 없다네요. 사실 제가 미리 알았더라면 여기서 바로 상황이 종료될 기회가 있었지만, 저는 그 절호의 기회를 상큼하게 날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글을 보시고 여러분은 이런 실수를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삼성스토어에 연락하기

그런데 서비스센터의 지점별 연락처는 알 수 없지만, 서비스센터와 함께 있는 삼성스토어의 연락처는 알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제가 방문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 삼성스토어 강남, 삼성스토어 청담, 삼성스토어 대치, 삼성스토어 도곡, 삼성스토어 서초를 목표로 삼고 전화를 걸어보기로 합니다.

먼저 플래그십 스토어인 삼성스토어 강남에 전화를 걸어봅니다. 상황을 설명하니 그래도 친절하게 서비스센터 연락처를 알려줍니다. 하지만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네요. 그래서 일단 다음으로 넘어갔습니다.

이번에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대치에 전화를 걸어봅니다. 그런데 여기서 서비스센터 연락처보다 더 중요한 정보를 알아냅니다. 바로 서비스센터 대표번호로 연락한 후, 지점을 지정하고 재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서비스센터로

이 때 예전의 기억이 하나 짜잔하고 떠올랐습니다. 몇 달 전에 삼성 인버터 제습기의 물통이 파손되어 서비스센터를 통해 구입했던 것입니다. 그 때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대표번호를 통해 자재 보유 여부를 확인하고, 원하는 서비스센터에 입고 연락을 수신한 후 방문해서 구입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서비스센터 대표번호로 연락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지금까지의 과정을 모두 설명한 뒤, 자재 보유 여부를 확인하니 전국에 자재를 보유한 서비스센터는 아직 없지만, 자재 입고 요청을 하면 하루 이틀 내에 받아볼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요청을 하고 통화를 마무리했습니다.

1분도 지나지 않아 카카오톡으로 자재 요청 안내 메시지를 받았고,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아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삼성닷컴 왜 이래?

그런데 두 시간쯤 후인 월요일 오후 5시 반 경에 전화가 한 통 걸려옵니다. 삼성 쪽 전화번호로 나오기에 자재가 벌써 도착했나 싶어 받아보니 삼성닷컴 고객센터였습니다. 그런데 하는 말이 고객님께서 반품 신청을 하셔서 연락드렸습니다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그게 무슨 말이냐고 반문했더니 제가 오전에 고객센터로 문의한 사항이 내부적으로 전달이 안 되고 있었던 겁니다.

아마도 일반 고객 대응과 반품 대응 관련 부서가 달라서 발생한 일일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당시에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이미 고객센터랑 오전에 통화해서 교환받기로 했다고 이야기하니 그럼 반품 처리는 취소하겠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럼 반품 취소 처리되면 내가 다시 교환 신청하면 되는 거냐고 하니 그것도 아니랍니다. 삼성닷컴은 교환 신청도 그냥 반품 처리랑 똑같은 거니 놔두면 된답니다. 일단 누가 시스템을 그 따위로 설계한 건가 의구심을 가지고 통화를 종료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번호로 5분 후에 또 전화가 걸려옵니다. 그러면서 고객님 구입일이 반품 가능 시기인 7일이 지나서 반품은 안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무슨 소리냐 24일에 수령해서 내가 신청한게 27일이라고 하니, 사이즈 키트 수령일과 링 수령일을 헷갈려서 전화를 또 한 것이었습니다.

살짝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최대한 성질을 죽이고 오전에 저 통화한 기록은 확인하실 수 있냐고 하니 기록을 찾아보더니 아 오전에 이미 통화하셨네요란다. 다음부터는 부서가 달라도 미리 기록이 있는지 정도는 확인해 달라고 하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드디어 교환!

이러한 긴 과정을 거쳐, 다음 날 아침 8시 반에 바로 자재 입고 안내 메시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날은 밖에서 할 일이 너무 많은데다가 저녁 시간에 차는 왜 이리 많은지 오후 6시가 되어서야 겨우 서비스센터를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교환 판정도 바로 받았는데, 배터리가 있는 부위가 밀려 있었다고 합니다. 어찌됐든 교환을 받고 ‘해치웠나?’라고 속으로 외쳤지만, 이게 새로운 고생길의 시작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삼성 케어플러스 (Samsung Care+)

애플 기기를 구입하면 애플 케어 (Apple Care) 라는 보험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듯이, 삼성 기기를 구입할 때도 삼성 케어플러스 (Samsung Care+) 라는 보험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갤럭시 워치와 갤럭시 링은 웨어러블 기기이다 보니 파손 위험이 높아서 구입 시 모두 삼성 케어플러스에 가입했었습니다.

그런데 교환을 받고 나니 30분쯤 후에 교품 이력이 확인된다면서 삼성 케어플러스 홈페이지에 가서 시리얼 번호를 업데이트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왔습니다. 그래서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니 메시지에서 이야기하는 시리얼 번호 업데이트 버튼이나 링크가 어디에도 없습니다. 링의 사이즈 확정 때 당황했던 기억이 되돌아와서 뒤통수를 후려 갈기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찾아보니 1:1 문의나 담당자 이메일로 이전 시리얼 번호와 새 시리얼 번호, 그리고 교품 받았다는 화면 갈무리를 보내면 처리가 된다고 해서 일단 자재 요청, 자재 입고, 신규 시리얼 화면, 그리고 케어플러스에서 보낸 메시지의 4장을 갈무리했습니다.

1:1 문의를 보내려고 하니 사진이 제대로 등록이 되질 않습니다. 분명히 다섯 장까지 등록이 된다는데, 4장을 한꺼번에 선택하니 이미 저장된 사진이라는 메시지만 계속 뜨고 문의 발송도 안 됩니다. 그래서 웹 브라우저의 캐시를 모두 날리고 이번에는 한 장씩 업로드해서 겨우 문의를 발송합니다.

사실 늦은 시간이라 다음 날 오전에 처리되겠거니 했는데, 밤 8시 반쯤 처리 완료 메시지가 옵니다. 시스템으로 안 되니까 사람을 갈아넣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한 번, 삼성닷컴 왜 이래?

혹시나 해서 삼성닷컴에 들어가 보니 이전에 등록했던 갤럭시 링 제품 정보가 사라지고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등록하려고 새로 교환받은 갤럭시 링의 시리얼 번호를 입력하니 이번에는 시리얼 번호는 유효하지만 등록이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이것도 1:1 문의로 보내랍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삼성 케어플러스 1:1 문의에서 사용한 화면 갈무리를 통해 문의를 남겼습니다. 이제 진짜 새벽 시간이기에 다음 날까지 기다려 보기로 합니다.

다음 날 정오에 확인해 보아도 제품이 아직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1:1 문의 내역에 들어가니 지금 현재 처리가 불가능하니, 추후 처리가 완료되면 메일로 알려준다고 하네요. 아, 진짜 일 처리를 왜 이렇게 하나 싶은 생각만 무럭무럭 피어 오릅니다.

다음 날 확인해 보니, 은근슬쩍 제품 정보는 다시 등록되어 있는데, 1:1 문의는 여전히 처리 중입니다. 언제까지 처리하나 두고 보려고 놔두었더니 9일이 지난 오늘까지도 처리 중이길래, 그냥 해당 문의를 삭제해 버렸습니다. 어차피 제품 등록이라는 목표는 달성했으니까요.

마무리하며

이 꽤 긴 글 안에 갤럭시 링을 사용하면서 느낀 소감이나 기능 같은 것들은 전혀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이 놀랍지 않으신가요? 처음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할 때는 간단하게 여정을 정리하고, 소감도 쓰고, 기능도 소개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제목도 원래 ‘갤럭시 링 초기 리뷰’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을 처리한 기록인 모스트 모템 (Post-mortem) 은 꼭 필요하기에 세세하게 기록하다 보니 결국 교환 여정으로 글이 마무리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쉽지만 조만간 시간을 다시 내어 갤럭시 워치 울트라와 갤럭시 링에 대한 간단한 리뷰 또는 소감을 남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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